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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름 동백꽃 노각나무

    노각나무  차나무과 노각나무속 / StewartiakoreanaNakai ex Rehder   여름 동백꽃이라 불리는 노각나무 꽃들이 땅위에 내려앉아 있습니다.  꽃향기를 남기고 내려왔을까요? 떨어지면서 꿀을 조금 묻혀 왔을까요? 파리와 벌들이 미련을 못 버리곤 꼼꼼히 꽃을 살펴보곤 날아가 버립니다.     노각나무의 꽃은 동백꽃처럼 툭 떨어져 꽃 모양을 유지합니다. 생생함을 잃어버리면 그때야 꽃잎들이 활짝 펼쳐집니다.   땅 위에, 풀 위에, 돌 위에 다시 어여쁜 꽃을 수놓고 땅 위 동물들에게 꽃길을 선물합니다.   노각나무의 꽃들은 2~3일 동안 나뭇가지에 달려 꽃을 피우곤 다른 꽃봉오리에게 바톤을 주며 떨어집니다. 이를 반복하며 한 달 정도 노각나무 가지엔 꽃이 달려있습니다.      비단을 만지는 듯 부드러운 수피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비단나무'라고도 불리는 노각나무는 나뭇잎이 다 떨어진 겨울나무의 모습 또한 아름답습니다. 비단 같은 수피를 감상하기 위해 외국에서는 가로수로 널리 심고 있다니 그 아름다움은 어느 나라에서도 통하는 듯합니다. 노각나무 수피는 기린의 얼룩무늬처럼 다양한 모양으로 벗겨집니다.  벗겨진 자리의 모양이 다양하여 수피의 멋을 더합니다.   노각나무는 불려지는 이름이 참 많습니다. 비단나무, 노가지나무, 금수목 지금의 노각은 열매가 사슴의 뿔처럼 뽀족하다고 하여 '논각'이라 부르다가 '노각'으로 바뀌었고 합니다. 불렸던 이름이 많다는 건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았던 게 아닐까요?   기후변화가 사람들의 생활을 바꾸면서 노각나무는 사랑받는 나무 역할에서 더 나아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후변화생물지표종'이 되어 관찰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로 인해 계절에 따라 활동, 분포역, 개체군의 크기 변화 등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관찰하는 것입니다. 기후변화생물지표종은 이러한 변화가 뚜렷하거나 뚜렷할 것으로 예상되는 생물들로 기준을 삼아 100종을 선정했습니다. 그 중 식물 39종 중 노각나무가 들어가 있는 것입니다.   한국특산식물이기도 한 노각나무 오래오래~ 우리와 함께 하길 바래봅니다.    

    2023-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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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삶의 속도

    삶의 속도     바쁘게 흘러가는 세상 속에서 나는 혼자인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나만 살아가는 방법을 모르는 것 같습니다. 30대가 되기 직전 삶의 한 분기점에서 종종 들려오는 결혼 소식과 취업 소식, 이직 소식들이 하루가 멀게 들려옵니다. 나는 너무나 어려운 걸 다들 척척 쉽게 해내더라구요. 각자 다채롭게 삶을 꾸려가는 걸 보며, 나는 잘 살아가고 있는 걸까 하는 의문점들이 가득찬 시기가 있었습니다. 눈으로 보이지 않는 미래에 대해 불안함과 걱정들로 하루하루를 채워가고 있을 때였어요.     23.05.09 블루베리 수목원 한편에 심어둔 작은 블루베리 묘목을 보았습니다. 처음엔 그저 ‘아 블루베리구나’였습니다. 저에게 ‘블루베리’란 그저 마트에 진열되어 있는 사각 플라스틱 박스에 들어 있거나 새벽 배송으로 시켜 먹는 냉동 블루베리가 전부였거든요. 그런데 저는 어느 날 블루베리 묘목의 꽃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어요. 내가 알고 있는 블루베리가 되기 전, 너무나 귀엽고 앙증맞게 달려있는 꽃이 눈을 사로잡았습니다. 지름 5mm 정도의 흰색 종 모양의 꽃이 아래를 보고 맺혀 있었는데 정말 귀여웠어요.       23.06.01 블루베리 어느새, 흰색 꽃이 시들어 떨어지고 그 자리에 초록색 과육이 꽉 차게 메웠습니다. 하늘을 향해 탱글탱글하게 열린 열매들이 너무 싱그러웠어요. 크기는 제각각이지만 각각의 열매가 모여 결실의 아름다움을 보여주었습니다.        23.06.22 블루베리 시간이 흘러 수확의 시기가 다가올 즈음 모습입니다. 적게는 10개 많게는 15개씩 모여있던 블루베리 그룹에서 1등으로 익어가는 블루베리들이 있었고 각자의 속도로 차례차례 익어가고 있었어요. 그렇게 시간이 흘러 한두 알씩 각자의 모양과 속도로 그렇게 익어갔습니다.       23.07.19 블루베리 마지막으로 버티다 버티다 까맣게 익어버린 블루베리 한 알을 보며 필자는 생각했습니다. 너도 정말 애썼구나. 기특하다. 한 알 따서 맛을 보니, 처음 수확해서 먹었던 블루베리와 같이 새콤달콤 했습니다. 그렇게 마지막 작은 기쁨을 맛보았습니다. 마지막 한 알의 블루베리를 보며 나도 언젠간 이렇게 익을 수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나도 누군가의 기쁨일 수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좌절하지 말고 묵묵히 살아가야지 했습니다.       10대에는 1등급 서울 어딘가의 대학교, 20대에는 연봉 얼마의 어떤 회사, 20대 후반에는 어떤 사람과의 결혼, 30대에는 어떤 엄마, 아빠 등 사회가 만들어 놓은 암묵적인 틀에 너무 얽매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각자의 모양으로 각자의 속도로 살아 가다보면 언젠간 나도 결실을 맺는 날이 올 거라고 믿습니다. 그리고 누군가의 기쁨일 거라고 믿습니다. 필자와 같이 글을 읽는 누군가도 그렇게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하루도 그렇게 묵묵히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2023-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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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박꽃나무 이야기

                                       

    2023-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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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없는 꽃

    11월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올 11월은 예년보다 온화한 날씨 덕인지 철없이 꽃들이 핍니다. 온 국민이 다 아는 꽃이라 철없는 꽃의 대명사가 된 개나리를 비롯하여 5월에 하얀 꽃잎이 겹겹이 둘러싸여 피는 꽃이 탐스러운 옥매 강남갔던 제비가 돌아올 때 핀다는 제비꽃도 피었습니다. 씀바귀 중에 좀 작다고 좀씀바귀라고 이름 붙여진 노란 꽃도 별꽃을 닮고 잎과 줄기에 털이 나 있어 털별꽃아재비라고 불리는 아기 이빨같은 귀여운 꽃도 피었습니다.   단풍의 색도 빛을 바래 시들하고 갈색의 낙엽만 자리한 숲에 피어있는 꽃들이 반갑기는 합니다만 겨울이 따뜻하면 보리도 웃자라고 이듬해 병해충 피해로 농사를 망칠 수도 있다 하니 겨울은 추워야 제맛인듯합니다.                

    2022-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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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그림자

    사진을 찍다보면 뜻하지 않은 곳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곤 합니다. 뜨거운 여름이 지나가는 지리한 시간 꽃이 비친 선명한 그림자는 꽃보다 제 눈길을 더 끕니다. 낮은 꽃들이 바위에, 울타리에, 땅 위에, 자신의 잎에 그림자를 새기며 그렇게 가을을 맞이합니다.     개여뀌 Persicaria longiseta 마디풀과 7~10월 전국의 들녘이나 길가 빈터 개울가 등 곳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여뀌만 못하다하여 붙여진 이름이지만 제 눈엔 꽃이 더 촘촘하고 진분홍으로 이쁘기만 합니다.       닭의장풀 Commelina communis 닭의장풀과 닭장 근처에서 잘자란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달개비라고도 불리며 7~9월이면 들이나 집주변 길 가에서도 흔히 보입니다.     별꽃아재비 Galinsoga parviflora Cav. 국화과 6~9월에 꽃이 피며 꽃잎 난 모양이 노란 두상화 주변에 흰설상화가 아기 이빨이 듬성듬성 난 것처럼 간격을 두고 3장씩 모여 나 있습니다.       이고들빼기 Crepidiastrum denticulatum 국화과 8~9월 산과 들의 건조한 곳에서 잘자라는 한해 또는 두해살이풀이며 줄기를 자르면 하얀 즙이 나옵니다.     좀씀바귀 Ixeris stolonifera A.Gray 국화과 5~6월에 피는 꽃이 여름에도 간혹 보입니다. 다른 씀바귀류와는 달리 잎이 달걀꼴의 둥근모양으로 작습니다.  

    2022-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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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꿩의 다리

    식물 이름에는 의외로 동물이름이 들어간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잘 알고 있는 이삭이 강아지꼬리를 닮았다는 강아지풀, 하얀꽃이 토끼꼬리를 연상하게 하는 토끼풀, 고양이가 속이 안좋을 때 뜯어먹는다는 괭이밥 등을 차치하고라도 솜털달린 잎이 노루의 귀를 닮았다는 노루귀, 잎이 곰의 발바닥을 닮았다는 곰취, 뿌리에서 쥐오줌과 같은 독특한 냄새가 난다는 쥐오줌풀도 있습니다. 풀 종류 뿐만아니라 열매가 쥐똥같다는 쥐똥나무, 호랑이가 등을 문질러 긁었다는 호랑가시나무, 용이 하늘을 나는 듯이 잎이 구불구불한 용버들, 잎이 날개를 핀 박쥐같다는 박쥐나무 등의 나무류도 제법 많습니다. 주로 그 동물을 연상하게 하는 모양이나 냄새 또는 쓰임에 기인해서 불리거나 붙여졌는데 최근 아프리카에서 새로 발견된 식물에는 할리우드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이름을 따 ‘우바리옵시스 디카프리오(Uvariopsis dicaprio)’란 학명(學名)이 붙여졌다고 합니다. 줄기에 황록색 꽃이 피는 이 상록수는 카메룬의 이보(Ebo) 숲의 작은 길옆에 수꽃이 핀 한 그루만 확인되었다고 합니다. 과학자들이 막지 못한 카메룬 정부의 벌목계획을 디카프리오가 수백만 명의 팔로워들이 있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과학자들의 청원 내용을 올려 팔로워들이 벌목 반대 캠페인에 동참하게 되어 벌목 허가가 취소되었다고 합니다. 영국 왕립 큐 식물원의 마틴 칙 박사 연구진은 “디카프리오가 이보 숲의 벌목을 멈추게 하는 데 결정적인 도움을 줬다고 생각한다”고 명명의 의미를 설명했다....조선일보 이렇듯 식물의 이름에 과학 교육과 환경보호에 기여한 공로를 기리거나 연구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유명인의 이름을 사용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조만간 K-식물이 탄생하는 꿈을 슬며시 꾸어봐도 될듯합니다.   지금 여름이 지나가는 수목원에는 꿩의 다리처럼 줄기가 가늘고 길어 꿩의다리로 붙여졌다는 꿩의다리류의 꽃이 한창입니다.                  

    2022-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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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국의 계절

    산수국   수국과 Hydrangea macrophylla (Thunb.) Ser. subsp. serrata (Thunb.) Makino   6월은 수국의 계절입니다. 6월이 시작되면 저 남쪽 제주도 거제 해남부터 수국축제 이야기가 들려옵니다. 올해는 심한 가뭄으로 수국축제를 취소한 곳도 있다 하고 개화시기가 좀 늦거나 꽃이 예년만 하지 못하다는 소식도 들려옵니다. 수국은 사실 암술이 퇴화된 헛꽃으로 되어있어 열매를 맺지 않습니다. 수국의 꽃잎처럼 보이는 꽃받침조각은 토양의 산성도에 따라 짙은 하늘색과 진한 자주색 사이 여러 가지 빛을 띱니다. 산성토양에서는 청색을 알칼리토양에서는 분홍빛이 강하게 나타난다고 합니다. 우리 수목원에는 수국과 비슷한 산수국이 한창입니다. 수국의 무성화가 가장자리 둘레에 피고 가운데 부분에 있는 작은 꽃들이 모여 피는데 이들은 암술과 수술을 다 가지고 있어 결실이 가능합니다. 수정이 이루어지고 열매가 익기 시작하면 무성화는 자기의 할 일을 다해 꽃줄기에 힘을 빼고 고개를 숙입니다. 그 상태로 마르는데 종종 이듬해까지 볼 수 있습니다.    

    2022-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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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월은...

    5월은....   5월은 하얗습니다. 하얀 꽃이 피기 시작하는 계절입니다. 4월 분홍빛의 진달래와 철쭉의 축제가 끝날 즘에 두 장의 새싹 같은 잎 사이에 ‘은방울꽃’이 수목원 곳곳에 숨어서 핍니다. 한쪽으로 치우쳐 나는 잎의 겨드랑에 조롱조롱 매달리는 ‘둥굴레’ 꽃도 그 옆에서 같이 피고 모양새가 귀여워 어린 병아리를 연상하게 한다는 ‘병아리꽃나무’의 꽃도 중앙로와 화관목원에 핍니다. 10여 년 전 수목원의 하늘을 가리던  '중국굴피나무'가 태풍으로 쓰러져 이를 대신해 심어 놓은 ‘마가목’도 이제는 중앙로에서 풍성하게 조잘조잘 하얀 꽃을 피워냅니다. 하얀 꽃들이 수정이되면 노랗게 바뀌는 덩굴성 나무인 ‘인동’과 꽃만 봐서는 인동과 구분이 잘 안되는 ‘괴불나무’도 가지를 따라 핍니다. 그리고 이들의 흰 빛이 반짝임을 잃어 갈 때쯤 온 계곡을, 산을, 수목원을 향기로 감싸버리는 ‘아까시나무’가 수목원 계곡 곳곳에서 피고 거대한 교목으로 자란 ‘층층나무’가 층층으로 흰 꽃을 피웁니다. 여름으로 가는 5월은 하얗습니다.                                  

    2022-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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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암나무

    봄이 오면 가장 먼저 바람꽃들이나 복수초들의 꽃 소식과 함께 나무 중에서는 개암나무나 오리나무들의 꽃이 핍니다. 하지만 개암나무나 오리나무류보다 생강나무나 산수유를 봄의 전령사로 여기는 것은 아마도 이들의 꽃이 우리가 꽃이라고 부르는 것들에 대한 기대에 못 미치기 때문일 듯 합니다. 개암나무에는 가지 끝에 노란 고운 꽃가루를 날리는 수꽃이 핍니다. 원주형으로 2~3개씩 길게 늘어진 것이 귀엽기는하지만 꽃인가 싶고, 붉은 암술대 여러 개를 혓바닥처럼 밖으로 내민 동그란 암꽃이 달리지만 이도 아기의 새끼손톱보다도 작아 애써 찾지 않으면 지나치기 쉽상입니다. 이와 달리 열매와 잎은 강한 인상을 줍니다. 익은 열매는 도토리만한데 밤처럼 과실로 먹거나 기름을 짜서 먹기도 합니다. ‘도깨비방망이’라는 옛이야기에서 나무꾼이 나무를 하러 갔다가 갑자기 내린 비를 피해 들어간 오두막에서 잔치를 벌이던 도깨비들을 열매 깨먹는 소리로 도망가게 한 열매가 바로 이 개암나무의 열매랍니다. 개암나무의 잎 앞면에 있는 검붉은 점 무늬와 도깨비 뿔을 닮은 뾰족한 잎 끝은 충분히 동화에 나올만 한 것 같습니다만 옛이야기가 희미해진 요즘에는 개암나무라는 이름보다는 아이들에게 어쩌면 물 건너온 쵸콜렛에 박힌 헤이즐넛으로 더 친숙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2022-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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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겨울눈이야기

    겨울은 나무들도 긴 잠을 자는 계절입니다. 대부분의 나무들은 혹독한 추위를 견디기 위해 수분과 양분의 이동을 끝내고 떨켜를 만들어 잎들을 떨어뜨리고 긴 잠에 들어갑니다. 하지만 성장을 멈출 수는 없는 일 겨울잠을 자기전 조용히 다음 해를 위한 준비를 합니다. 늦여름부터 준비되어 온 겨울눈이라 부르는 나무의 또 다른 씨앗을 추위로부터 지켜 겨울에 무사히 살아남을 방법을 궁리합니다.   백합나무처럼 튼튼한 가죽옷을 입거나 생강나무처럼 얇은 옷을 겹겹이 입거나 철쭉이나 단풍나무처럼 얇은 옷에 보드라운 털로 감싸거나 목련처럼 두꺼운 털옷을 겹겹이 입기도 합니다. 이도 부족하다 느낀 칠엽수란 녀석은 솜털을 비늘로 감싸고 그 비늘에 끈적거리는 나무진을 바르기도 합니다.   떨켜는 국어사전에 ‘낙엽이 질 무렵 잎자루와 가지가 붙은 곳에 생기는 특수한 세포층’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잎이나 열매 등이 식물의 몸에서 떨어져 나갈 때, 연결되었던 부분에 생기는 세포층으로 식물에 있는 수분 손실과 미생물 침입을 막는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2021-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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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들어갑니다

    물들어갑니다. 잎들이 마지막을 다 하기 위해 물들어 갑니다. 그냥 갈색으로 시드는 줄 알았던 참나무 잎들도 단풍이 드는 줄도 몰랐던 기린초들도 장미가위벌에게 잎몸을 내어준 싸리잎도 레몬향 풍기는 비목나무의 잎도 붉게만 물드는 줄 알았던 붉나무 잎도 올 해 유난히 아름답게 물들어 갑니다.

    2021-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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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매, 다시 피는 꽃

    어느새 뜨거웠던 여름이 가고 열매가 익어가고 있습니다. 바람 스치며 꽃잎은 떨어지고 다시 피는 꽃처럼 열매가 익어가고 있습니다. 가을이면 생각나는 밤, 도토리같이 익숙하고 수수한 열매들은 물론이고 꽃처럼 예쁜 열매들도 있습니다. 병아리꽃나무의 열매는 4개의 흑진주가 모여 달린 듯합니다. 좀작살나무의 잎겨드랑이에 조롱조롱 초록으로 달리기 시작하는 작은 구슬들은 이맘때는 보랏빛으로 아름답게 빛납니다. 붉은 저고리를 입은 소녀가 팔 벌려 환영하는 것 같은 단풍나무 씨앗도 딸기를 가지에 매달고 있는 것 같은 산딸나무의 붉은 열매도 빛나는 남색 구슬을 받치고 있는 진분홍 꽃받침을 가진 누리장나무의 열매도 씨앗을 품고 있는 붉은 꽃받침을 꽃잎마냥 가진 꽃댕강나무의 열매도 푸르렀던 숲 색들이 점점 빛을 잃어 가고 있는 지금의 수목원을 화사하게 빛내줍니다.

    2021-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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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은 다 아름답다

    수목원에는 초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채소들을 관찰, 체험할 수 있는 교재원이 수생초원을 지나 중앙로 양쪽으로 있습니다. 교재원에는 고구마, 상추를 비롯하여 조롱박, 수박, 목화, 닥풀, 수세미, 땅콩 등이 심어져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흔히 채소가게에서 열매로 보았던 고추, 가지, 오이, 땅콩, 수세미 등에도 아주 예쁜 꽃이 핀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나요? 예전 도시농부를 할 때 어설픈 초보 농부가 제대로 돌보지 않아 묵어진 밭에서 아욱, 치커리, 무 등의  꽃들이 가득 피어 얼마나 예뻤는지 기억이 생생합니다. 하얀 꽃잎에 검보라색의 수술밥이 있는 고추 꽃, 보랏빛 꽃잎에 노란 수술밥이 가득한 가지 꽃, 화초같은 단아한 꽃이 공처럼 둥글게 모여 피는 부추 꽃, 콩과네 식구임을 알려주는 아까시 꽃을 닮은 노란색의 땅콩 꽃, 연보라색의 울타리콩 꽃, 노란 꽃 뒤로 자기를 닮은 아기열매를 달고 있는 여주, 수세미, 오이, 잎도 줄기도 호박인가 싶은데 흰 꽃이 피는 박도 있습니다. 아이들 보라고 만들어 놓은 교재원이긴 합니다만 실은 어르신들이 더 관심을 가지고 추억을 더듬으며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시기도 합니다.

    2021-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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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욱과의 수박풀

    수목원 하우스에 처음 보는 예쁜 꽃이 피었습니다. 봄이 되기 전 파종을 했던 무수한 모판들 사이 단연 눈에 띄는 꽃으로 작고 귀여운 무궁화를 닮은 아욱과의 수박풀이라고 하네요. 솟아 나온 암술대를 보니 역시 무궁화 집안임을 누가 말해주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 같네요. 하지만 잎이 박과의 수박처럼 갈라져 있어서 수박풀이라고 이름 지어졌다고 합니다.   그 옆으로는 같은 아욱과의 어저귀가 피어 있는데 노란색의 꽃 때문인지 꽃의 크기 때문인지 괭이밥이나 양지꽃을 닮았다고 느껴집니다. 어저귀는 한때 로프와 마대를 만드는 섬유식물로 재배를 하기도 했었다고 하네요. 둘 다 일년생이라니 내년에도 꼭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좀 더 여름이 한창이 되면 수목원에 다른 아욱과 식물들이 꽃을 피우기 시작합니다. 아욱과 식물들의 특징은 대부분 꽃이 크고 탐스럽다고 할 수 있겠네요. 시골 길가를 더 정겹게 해 주는, 긴 줄기를 따라 아래에서 부터 위쪽으로 올라가면서 탐스런 꽃이 피는 접시꽃  우리나라 꽃으로 수많은 다양한 꽃이 개량된 무궁화 어느 아름다운 기생의 별명을 따왔다는 크고 아름다운 꽃을 가진 부용  닥종이를 만드는 데 사용되었다는 우아하기 그지없는 닥풀 우리 의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아름답고도 쓸모있는 목화도 곧 볼 수 있습니다.

    2021-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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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목원의 붓꽃들

    2021년 6월 4일 국립세종수목원 ‘붓꽃 심포지엄(Road to Iris)에 다녀왔습니다. 나무 그늘보다는 머리 뜨거운 곳이 많았지만 종 하나하나를 수집하는데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구석구석 사람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어 보여 올해보다는 내년을 더 기대하게 하였습니다. 국립세종수목원을 보며 이를 계기로 우리 수목원의 붓꽃과 식물들의 상황은 어떤지 애정을 가지고 둘러보게 되었습니다.

    2021-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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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밥을 그리는 나무-조팝나무

    우리나라 풀이나 나무 이름에는 가슴 짠한 사연이 있는 것이 많습니다. 시집살이에 허기진 며느리가 밥을 맛보다가 시어머니에게 맞아 죽은 뒤 꽃이 되었다는 며느리밥풀꽃도 있고 진분홍의 꽃임에도 불구하고 다닥다닥 나뭇가지에 붙어있는 것을 보고 밥풀을 연상해 밥풀떼기라 불리다가 박태기라 이름 붙여졌다는 박태기나무도 있습니다. 줄기 가득 하얀 꽃이 수북이 모여 피어있는 꽃들을 보며 하얀 쌀밥을 연상하였다는 이팝나무도 있는데 굶주린 중에도 나만을 생각하지는 않았음을 보여주는 까마귀밥나무와 까치밥나무 같은 이름이 붙여진 나무도 있습니다.    우리 수목원에는 이맘때쯤 이팝보다 작은 키에 작은 꽃이 옹기종기 피는 조팝나무가 커다란 가마솥의 밥 만큼의 꽃을 작은 가지에 주렁주렁 매달고 피어납니다. 그와 닮은 만첩조팝나무, 인가목조팝나무도 풍성하게 꽃을 피워 내고 이어서 연분홍의 꼬리조팝나무가 피어납니다. 보릿고개를 넘을 즈음 피어나는 이 풍성한 흰꽃들은 배고픔을 눈으로라도 달래고 싶은 소망을 담고있는 밥을 그리는 꽃나무들인 것 같습니다.

    2021-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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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수초

    봄을 기다리는 사람들 중에는 기다리는 꽃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보고 싶은 꽃을 꽃밥이라고 부르는데 때가 되면 꽃밥을 꼭 먹어야 합니다. 간혹 시간에 쫓겨 그러지 못할 경우 꽃을 보고 싶어 꽃몸살을 하기도 합니다. 싸늘하던 바람이 부드러워지면 수리산 계곡 낙엽 밑에서 피어 있을 가녀린 꿩의바람꽃이나 변산바람꽃이 그립고 수목원의 소잔디원 옆 경사지에 노란 별처럼 박혀있을 복수초가 머릿속을 맴돌면 아쉬운 대로 가까운 공원을 찾기도 합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수목원에서 근무하는 덕분에 복수초는 실컷 봅니다. 그동안 우리 수목원의 꽃을 그저 복수초로 알았었는데 꽃이 복수초 보다 크고, 꽃잎보다 짧고 넓은 5장의 꽃받침을 가지고 있는 개복수초라네요. 개복수초든 복수초든 추위를 뚫고 가장 처음 봄마중을 나오는, 때로는 눈밭에서도 꽃을 피우는 꽃이라 경외스럽기 그지없습니다. 아코디언처럼 주름져 있는 꽃잎이 햇빛을 모아준다지만 해가 없는 밤사이 꽃잎을 닫고 추위를 잘 견디고 있었음이 코로나로 힘들었던 지난해를 거뜬히 기억 저편에 묻어둘 수 있게 해 줍니다.

    2021-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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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햇빛 한 조각

    햇빛 한 조각이 그리운 날입니다. 빨갛게 노랗게 물들어가는 단풍도 햇빛을 받아야 더 붉고 노랗게 변한다는 사실을 아시는지요? 단풍은 기온이 그냥 낮을 때 보다는 일교차가 클 때 더 선명해지기에 낮에 햇빛을 잘 받는 양지쪽이 더욱 단풍이 예쁘게 들지요. 코로나로 긴장하며 시작한 올 해~ 힘든 봄과 기록적인 축축한 여름을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예쁜 단풍이 들었습니다. 어느 유럽 성당의 스테인글라스 못지않게 빛과 자연이 빛어낸 풍경들이 여기저기서 펼쳐지는 요즘 햇빛 한 조각 사라지기 전에 마스크끼고 나와서 같이 빛나 보시지요.

    2020-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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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들국화라 불리는 것들

    가을이면 떠오르는 꽃들이 있지요. 코스모스와 들국화가 대표적이지 싶네요. 그 중 들국화는 딱 어떤 꽃을 가리킨다기보다 산과 들에서 피는 국화를 닮은 꽃들의 총칭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알고 있는 듯하지만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지요.   안도현 시인의 <무식한 놈>이라는 시에서는      쑥부쟁이와 구절초를      구별하지 못하는 너하고      이 들길을 여태 걸어 왔다니      나여, 나는 지금부터 너하고 절교다! 라고 이야기 하고 있지만 실은 구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우리 수목원에도 이맘때쯤 국화를 닮은 꽃들이 여러 종류 피는데 중앙로를 따라 키가 3~40센티되는 포천쑥부쟁이 같은 작은 아이들부터 1.5 미터가 넘는 개미취까지 다양하게 볼 수 있습니다. 쑥부쟁이와 구절초를 구분하려 애쓰는 나 보다 이 가을 멋진 하늘과 바람이 만들어내는 꽃들의 움직임을 놓치지 않는 나하고 더 친해보는 건 어떨까요?

    2020-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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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궁화

    꽃이 ‘끝도 없이 핀다’는 무궁화는 8~9월 동안 피고 지기를 반복합니다. 무궁화는 꽃잎의 수에 따라 홑꽃, 반겹꽃, 겹꽃으로 나누기도 하고 꽃중심부에 단심(붉은색)이 있는지 꽃잎의 색이 무엇인지에 따라 꽃중심부에 단심이 있는 단심계, 단심이 없는 순백색계열의 배달계, 단심이 있고 꽃잎에 붉은 무늬가 있는 아사달계로 나누기도 할 만큼 많은 품종이 개발되어 있습니다. 단심계는 꽃잎의 색에 따라 홍단심, 청단심, 백단심계로 세분하기도 하며 그 중 품종이 가장 많은 것은 홍단심입니다.   교배에 의한 품종개발이 일반화되어 있어 붉은 색 무궁화라고 해도 그 씨앗을 받아 심으면 교배한 아버지 나무의 특질이 숨어있다가 표출되어 전혀 다른 무궁화가 나타나기 때문에 씨앗보다는 꺽꽂이나 접목의 방법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우리수목원에도 중앙로 중간 지점쯤에 심어 놓은 41종의 무궁화들이 7월 중순부터 지금까지 피고지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2020-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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