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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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욱과의 수박풀
수목원 하우스에 처음 보는 예쁜 꽃이 피었습니다. 봄이 되기 전 파종을 했던 무수한 모판들 사이 단연 눈에 띄는 꽃으로 작고 귀여운 무궁화를 닮은 아욱과의 수박풀이라고 하네요. 솟아 나온 암술대를 보니 역시 무궁화 집안임을 누가 말해주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 같네요. 하지만 잎이 박과의 수박처럼 갈라져 있어서 수박풀이라고 이름 지어졌다고 합니다. 그 옆으로는 같은 아욱과의 어저귀가 피어 있는데 노란색의 꽃 때문인지 꽃의 크기 때문인지 괭이밥이나 양지꽃을 닮았다고 느껴집니다. 어저귀는 한때 로프와 마대를 만드는 섬유식물로 재배를 하기도 했었다고 하네요. 둘 다 일년생이라니 내년에도 꼭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좀 더 여름이 한창이 되면 수목원에 다른 아욱과 식물들이 꽃을 피우기 시작합니다. 아욱과 식물들의 특징은 대부분 꽃이 크고 탐스럽다고 할 수 있겠네요. 시골 길가를 더 정겹게 해 주는, 긴 줄기를 따라 아래에서 부터 위쪽으로 올라가면서 탐스런 꽃이 피는 접시꽃 우리나라 꽃으로 수많은 다양한 꽃이 개량된 무궁화 어느 아름다운 기생의 별명을 따왔다는 크고 아름다운 꽃을 가진 부용 닥종이를 만드는 데 사용되었다는 우아하기 그지없는 닥풀 우리 의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아름답고도 쓸모있는 목화도 곧 볼 수 있습니다.
2021-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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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원의 붓꽃들
2021년 6월 4일 국립세종수목원 ‘붓꽃 심포지엄(Road to Iris)에 다녀왔습니다. 나무 그늘보다는 머리 뜨거운 곳이 많았지만 종 하나하나를 수집하는데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구석구석 사람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어 보여 올해보다는 내년을 더 기대하게 하였습니다. 국립세종수목원을 보며 이를 계기로 우리 수목원의 붓꽃과 식물들의 상황은 어떤지 애정을 가지고 둘러보게 되었습니다.
2021-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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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그리는 나무-조팝나무
우리나라 풀이나 나무 이름에는 가슴 짠한 사연이 있는 것이 많습니다. 시집살이에 허기진 며느리가 밥을 맛보다가 시어머니에게 맞아 죽은 뒤 꽃이 되었다는 며느리밥풀꽃도 있고 진분홍의 꽃임에도 불구하고 다닥다닥 나뭇가지에 붙어있는 것을 보고 밥풀을 연상해 밥풀떼기라 불리다가 박태기라 이름 붙여졌다는 박태기나무도 있습니다. 줄기 가득 하얀 꽃이 수북이 모여 피어있는 꽃들을 보며 하얀 쌀밥을 연상하였다는 이팝나무도 있는데 굶주린 중에도 나만을 생각하지는 않았음을 보여주는 까마귀밥나무와 까치밥나무 같은 이름이 붙여진 나무도 있습니다. 우리 수목원에는 이맘때쯤 이팝보다 작은 키에 작은 꽃이 옹기종기 피는 조팝나무가 커다란 가마솥의 밥 만큼의 꽃을 작은 가지에 주렁주렁 매달고 피어납니다. 그와 닮은 만첩조팝나무, 인가목조팝나무도 풍성하게 꽃을 피워 내고 이어서 연분홍의 꼬리조팝나무가 피어납니다. 보릿고개를 넘을 즈음 피어나는 이 풍성한 흰꽃들은 배고픔을 눈으로라도 달래고 싶은 소망을 담고있는 밥을 그리는 꽃나무들인 것 같습니다.
2021-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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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초
봄을 기다리는 사람들 중에는 기다리는 꽃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보고 싶은 꽃을 꽃밥이라고 부르는데 때가 되면 꽃밥을 꼭 먹어야 합니다. 간혹 시간에 쫓겨 그러지 못할 경우 꽃을 보고 싶어 꽃몸살을 하기도 합니다. 싸늘하던 바람이 부드러워지면 수리산 계곡 낙엽 밑에서 피어 있을 가녀린 꿩의바람꽃이나 변산바람꽃이 그립고 수목원의 소잔디원 옆 경사지에 노란 별처럼 박혀있을 복수초가 머릿속을 맴돌면 아쉬운 대로 가까운 공원을 찾기도 합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수목원에서 근무하는 덕분에 복수초는 실컷 봅니다. 그동안 우리 수목원의 꽃을 그저 복수초로 알았었는데 꽃이 복수초 보다 크고, 꽃잎보다 짧고 넓은 5장의 꽃받침을 가지고 있는 개복수초라네요. 개복수초든 복수초든 추위를 뚫고 가장 처음 봄마중을 나오는, 때로는 눈밭에서도 꽃을 피우는 꽃이라 경외스럽기 그지없습니다. 아코디언처럼 주름져 있는 꽃잎이 햇빛을 모아준다지만 해가 없는 밤사이 꽃잎을 닫고 추위를 잘 견디고 있었음이 코로나로 힘들었던 지난해를 거뜬히 기억 저편에 묻어둘 수 있게 해 줍니다.
2021-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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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 한 조각
햇빛 한 조각이 그리운 날입니다. 빨갛게 노랗게 물들어가는 단풍도 햇빛을 받아야 더 붉고 노랗게 변한다는 사실을 아시는지요? 단풍은 기온이 그냥 낮을 때 보다는 일교차가 클 때 더 선명해지기에 낮에 햇빛을 잘 받는 양지쪽이 더욱 단풍이 예쁘게 들지요. 코로나로 긴장하며 시작한 올 해~ 힘든 봄과 기록적인 축축한 여름을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예쁜 단풍이 들었습니다. 어느 유럽 성당의 스테인글라스 못지않게 빛과 자연이 빛어낸 풍경들이 여기저기서 펼쳐지는 요즘 햇빛 한 조각 사라지기 전에 마스크끼고 나와서 같이 빛나 보시지요.
2020-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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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국화라 불리는 것들
가을이면 떠오르는 꽃들이 있지요. 코스모스와 들국화가 대표적이지 싶네요. 그 중 들국화는 딱 어떤 꽃을 가리킨다기보다 산과 들에서 피는 국화를 닮은 꽃들의 총칭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알고 있는 듯하지만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지요. 안도현 시인의 <무식한 놈>이라는 시에서는 쑥부쟁이와 구절초를 구별하지 못하는 너하고 이 들길을 여태 걸어 왔다니 나여, 나는 지금부터 너하고 절교다! 라고 이야기 하고 있지만 실은 구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우리 수목원에도 이맘때쯤 국화를 닮은 꽃들이 여러 종류 피는데 중앙로를 따라 키가 3~40센티되는 포천쑥부쟁이 같은 작은 아이들부터 1.5 미터가 넘는 개미취까지 다양하게 볼 수 있습니다. 쑥부쟁이와 구절초를 구분하려 애쓰는 나 보다 이 가을 멋진 하늘과 바람이 만들어내는 꽃들의 움직임을 놓치지 않는 나하고 더 친해보는 건 어떨까요?
2020-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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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
꽃이 ‘끝도 없이 핀다’는 무궁화는 8~9월 동안 피고 지기를 반복합니다. 무궁화는 꽃잎의 수에 따라 홑꽃, 반겹꽃, 겹꽃으로 나누기도 하고 꽃중심부에 단심(붉은색)이 있는지 꽃잎의 색이 무엇인지에 따라 꽃중심부에 단심이 있는 단심계, 단심이 없는 순백색계열의 배달계, 단심이 있고 꽃잎에 붉은 무늬가 있는 아사달계로 나누기도 할 만큼 많은 품종이 개발되어 있습니다. 단심계는 꽃잎의 색에 따라 홍단심, 청단심, 백단심계로 세분하기도 하며 그 중 품종이 가장 많은 것은 홍단심입니다. 교배에 의한 품종개발이 일반화되어 있어 붉은 색 무궁화라고 해도 그 씨앗을 받아 심으면 교배한 아버지 나무의 특질이 숨어있다가 표출되어 전혀 다른 무궁화가 나타나기 때문에 씨앗보다는 꺽꽂이나 접목의 방법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우리수목원에도 중앙로 중간 지점쯤에 심어 놓은 41종의 무궁화들이 7월 중순부터 지금까지 피고지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2020-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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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의 수목원
길게도 비가 내립니다. 덕분에 꽃사진 찍으며 수목원을 누비는 호사는 누리지 못했습니다만 물에 젖은 촉촉한 수목원 사진 몇 장 담아 볼 수 있었습니다.
2020-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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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귀나무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꽃의 모양이 있습니다. 둥그런 꽃잎이 있고 그 가운데에 수술과 암술이 있는 꽃 아니면 민들레 같은 국화과의 긴 통꽃 정도를 떠올리게 됩니다. 그런데 자귀나무는 이런 생각을 완전히 빗나가게 합니다. 15개 안팍의 꽃송이가 한 군데 다닥다닥 뭉쳐피어 한 송이처럼 보이는데 꽃잎은 없고 대신 끝으로 갈수록 붉은 분홍실 같은 수술과 하얀 한 개의 암술이 폭죽터지듯 나와 있어 숲이나 들이 푸르기만 한 여름이 시작되는 때 우리의 시선을 확 잡아 끕니다. 잎 또한 평범함을 거부해 작은 잎 20~30쌍이 짝수로 마주 나 있는데 해가 지면 이 작은 잎들이 마주보며 접히는 수면운동을 하여 특이한 모습을 만듭니다. 다소 생소하게 느껴지는 자귀라는 이름도 잎이 포개어지는 모습에서 잠자는 귀신나무같다하여 자귀나무라는 설이 있습니다. 또 그 모양 때문에 합환수라고 하기도 하고 겨울내내 달려있는 마른 콩꼬투리들이 바람에 부딪힐 때 시끄러운 소리를 내어 여설수라고도 한다 하니 별명도 다양한 매력적인 나무입니다.
2020-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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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
그림으로 유명한 꽃이라면 고흐의 해바라기만큼이나 유명한 것이 모네의 수련일 것입니다. 밤에 꽃잎이 접어들기 때문에 잠자는 연꽃이란 뜻으로 잠잘 수와 연꽃 련을 써 ‘수련(睡蓮)’이라고 하는데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다양한 꽃빛을 둘러싼 자연의 색과 그에 반응하는 물빛은 모네가 200여 점이 넘는 수련 연작을 남길 만큼 충분히 매력적입니다. 6월이 되면 우리 수목원의 작은 연못에도 노란 왜개연꽃이 먼저 수면을 빛내기 시작합니다. 중순이 넘어가면 흰색 분홍색의 수련이 피기 시작하는데 연꽃이 잎자루와 꽃자루를 길게 내어 큰 잎과 큰 꽃을 공중에 띄우는데 반해 수련은 뿌리에서 바로 난 원형에 가까운 잎을 물 위에 띄우고 잎들 사이로 꽃이 물 위에 살짝 고개를 내밉니다. <수련> <왜개연꽃>
2020-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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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같은 꽃 진 자리
꽃이 진 후 열매가 익을때까지 그 식물은 잊혀집니다. 꽃이 진 자리가 꽃만큼 예쁘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요? 아니 꽃이 진 자리를 유심히 본 사람은 몇이나 될까요? 꽃처럼 다가온 황매화의 꽃받침 덕에 수목원의 꽃 진 자리를 찾아 다녀보았습니다.
2020-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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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을 닮은 붓꽃
예전 붓글씨를 쓰던 외할아버지는 글씨를 다 쓰신 후 붓을 가지런히 하기 위해 먹물에 젖은 붓털을 입으로 쪽 빨아 놓아 두셨습니다. 그 붓의 모양새는 정말 붓꽃의 꽃봉오리를 닮았었습니다. 붓꽃의 붓을 집어 들면 보라색 물이 뚝둑 떨어져 바다를 이룰 것 같습니다. 우리 수목원에는 5월이면 꽃잎 안 쪽에 황토빛 바탕에 검은색 그물 무늬가 있어 호랑이무늬를 연상케하는 보랏빛의 붓꽃을 비롯하여 무늬없이 노랑과 흰색이 섞여있는 흰붓꽃, 창포라 불리지만 검은 줄무늬가 있는 붓꽃과의 노랑꽃창포, 색색의 화려하고 큼직한 꽃송이를 자랑하는 독일붓꽃이 곳곳에서 피어나고, 노랑꽃창포와 비슷한 보라색의 꽃창포가 좀 더 늦은 시기에 연못가에서 핍니다.
2020-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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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배나무와 곤충친구들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팥과 배가 합쳐져 한 나무의 이름이 되었습니다. 이즈음 산에 가면 흔히 보이는 키 큰 나무에 작은 흰 꽃이 아기 손바닥만하게 무리지어 피어있는 이 나무는 열매는 팥을 닮고, 하얗게 피어 있는 꽃은 배나무 꽃을 닮았다 하여 팥배나무라 불립니다. 열매는 팥알만큼 작아도 배나 사과처럼 과육을 가지고 있어 겨울철 새들의 좋은 먹이가 됩니다. 어느 것은 제법 단맛이 나서 먹을 만합니다. 나무 전체를 덮는 꽃은 많은 꿀샘을 가지고 있어서 훌륭한 밀원식물이 됩니다. 꽃 사진을 찍으러 다가간 팥배나무에는 꽃무지를 비롯한 여러 곤충들이 모여 만찬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2020-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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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
겨울부터 나무 밑에는 토끼 귀 모양으로 갈라지고 털이 가득 덮인 회색껍질이 계속 쌓입니다. 마지막으로 연한 껍질이 벗겨지고서야 하얀 꽃잎의 목련이 핍니다. 나무에 매달린 연꽃...목련은 백자항아리처럼 우아하게 피어나 맘을 설레게 하고 꽃이 떨어질 때 쿵하며 다시 가슴을 울립니다. 올 해 우리 수목원의 막 피어나려던 목련들은 지난 월요일 가지에 매달린 채로 갈변하였습니다. 바짝 마른 계곡을 보며 봄가뭄 탓일까 했는데 지난 새벽 서리가 내린 탓이라네요. 잔뜩 부푼 꽃송이를 기대하고 있었는데 봉오리 끝마다 지는 꽃잎을 매단채로 봄을 다 보낼듯하니 변덕스러운 봄 날씨가 한 두 해도 아니었을 텐데 유독 올 봄은 더 잔인한듯합니다. 목련 목련은 백목련(중국원산)보다 꽃잎이 좁고 뒤로 완전히 젖혀지며 꽃잎 밑에 작은 잎 1~2개를 달고 있습니다. 백목련 공원이나 아파트 등지에 많이 심겨진 꽃잎이 두툼하고 큰 목련으로 잎이 나오기 전에 꽃이 먼저 피며 향기가 강한 편입니다. 자주목련 우리가 흔히 자목련이라고 잘 못 부르고 있는 자주목련은 백목련과 자목련을 교배하여 만들었는데 꽃잎 안쪽은 하얗고 바깥쪽은 자주색으로 형태적으로 백목련에 가깝습니다.
2020-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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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령풀
한계령은 설악산 최고봉인 대청봉까지 오르는 최단 코스의 등산로가 시작되는 곳입니다. 그런 오색계곡의 한계령의 능선에서 처음 발견되어 한계령풀이라고 이름 지어졌다는 이 풀은 차가운 산골짜기와는 어울리지 않게 아주 여린 풀입니다. 잎이 여러 개인 것처럼 보이나 실제로 잎은 1개이고 잎자루가 3개로 갈라진 뒤 다시 타원형의 가장자리가 밋밋한 작은 잎 3개로 갈라지는 2회 3출 복엽으로 9개의 소엽으로 되어있습니다. 고개를 숙이고 땅 속에서 올라오는 여린 줄기의 모습은 왠지 콩나물을 연상시킵니다. 씨앗껍데기를 모자처럼 머리에 쓴 두 장의 떡잎이 올라오기도 하고 어떤 싹은 9개의 작은 잎이 모여 접혀진 채로 고개를 숙이고 나왔다가 서서히 꽃을 피우듯 잎을 피우기도 합니다. 묵은 뿌리에서 올라오는 싹은 원줄기에 끝에 총상꽃차례로 많은 황색 꽃이 핍니다. 뿌리는 땅 속 깊이 콩나물처럼 생긴 긴 새 뿌리 끝에 둥근 감자 모양의 덩이뿌리가 달려 있다고 합니다. 4월 말 또는 5월에 꽃이 핀다고 되어있으나 한계령보다 따듯한 우리 수목원에서는 3월 중순부터 중앙로 하우스 앞에서 원줄기 끝에 노란색 꽃이 조롱조롱 모여 피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5월 중순경에는 지상부가 고사한 후 휴면에 들어갑니다. 우리나라 중북부 백두대간의 고산지대에서만 볼 수 있어서 환경부가 희귀종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습니다. <사진1> 씨앗에서 발아하여 처음 나온 두 장의 떡잎이 씨앗 껍질을 덮어쓰고 있다. <사진2> 묵은 뿌리에서 나온 잎으로 한 장의 잎은 9개의 소엽으로 되어 있다. <사진3> 묵은 뿌리에서 나온 싹으로 꽃과 잎이 함께 있다. <사진4> 여러 모양의 싹
2020-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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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괴불나무와 길마가지나무
다소 독특한 이름의 두 나무는 모두 인동과 인동속의 나무로 가까운 사이입니다. 올괴불나무는 다른 괴불나무류 보다 꽃이 먼저 피어 ‘올되다(제철보다 일찍 익다)’라는 뜻의 ‘올’이 붙여져 만들어진 이름입니다. 5~6월에 피는 여느 괴불나무류와는 달리 3월 초록의 빛이 숲에 감돌지도 않을 때 잎보다 먼저 여린 분홍빛 치마를 두른 고운 꽃을 피워냅니다. 전년지 끝에 2개씩 달리는 꽃에는 진분홍색의 큰 꽃밥이 있어 올괴불나무를 더 아름답다고 느끼게 해 줍니다. 길마가지나무는 양면에 털이 많아 부드러운 올괴불나무의 잎에 비해 양면에 거친 털이 나며, 어린가지에도 제법 거칠어 보이는 털이 납니다. 꽃은 3-4월에 잎과 같이 어린 가지의 아래쪽 잎겨드랑이에서 2개씩 피며, 노란빛이 도는 흰색으로 향기가 강하고, 붉게 익는 열매는 타원형 절반 이상이 합쳐진 모양입니다. 아마 길마가지라는 이름은 이 열매가 짐을 싣거나 수레를 끌기 위하여 소나 말 따위의 등에 얹는 안장인 ‘길마’의 몸을 이루는 말굽 모양의 나뭇가지를 닮은 까닭이 아닐까 합니다. 올괴불이 분홍신을 신은 발레리나를 연상하게 한다면 길마가지나무는 노란발을 가진 오리 뒷모습 같습니다. 우리수목원에서는 소잔디원옆 경사면에서 올괴불나무를 중앙로 다리 건너 왼편 서어나무 근처에서 길마가지나무를 볼 수 있습니다.
2020-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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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년화 Hamamelis japonica Siebold et Zucc. [Hamamelidaceae 조록나무과]
나무나 풀 중에도 이름만으로 대략의 생김새나 느낌을 짐작할 수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풍년을 기원했거나 꽃이 만발하면 풍년이 들기에 붙여졌을 것 같은 이름의 풍년화가 그렇습니다. 실제로 평년보다 꽃이 많이 피거나 일찍 피면 그 해는 풍년이 든다는 뜻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나무 중에서는 가장 먼저 꽃을 피우는데 올겨울 비교적 따듯했던 탓인지 꽃피는 시기가 살짝 늦는 우리수목원에서도 입춘이 몇 일 지나지 않아 꽃이 피기 시작했습니다. 올 해 풍년이 들면 풍년화 덕이지 싶습니다. 이른 봄 메마른 갈색의 숲에서 잎보다 먼저 피는 노란 꽃은 제기 만들 때 쓰는 얇은 종이를 곱게 찢어 나뭇가지에 붙여 놓은 것처럼 보입니다. 가까이서 보면 가늘고 긴 4장의 꽃잎이 일부러 구겼다 펴 놓은 모양으로 잎겨드랑이에 바짝 붙어 한 개 또는 여러 개씩 모여 달립니다. 꽃잎이 지고 남아있는 붉은색과 연두색의 꽃받침도 꽃 모양으로 예쁩니다. 가을이 되면 노랗고 붉게 단풍이 듭니다. 일본이 원산지이며 정원수로 사랑 받는 나무라서 산과 들에서 보기는 어렵습니다. 수목원에서는 숙근초원과 단풍나무길이 만나는 사이에서 볼 수 있습니다. 종류에 따라 노란색 주황색 붉은색의 꽃이 피기도하고 꽃잎의 길이가 다르기도 합니다. 가을에 꽃이 피어 다른 풍년화 꽃이 피는 2~3월에는 꽃받침과 두 개로 갈라진 암술머리만 보이는 둥근잎풍년화도 있습니다. <수목원의 여러 풍년화>
2020-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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